50) 그때 그 집 앞이 아니라 그 집 근처다. 현재 그 사람이 살고 있는 집도 아니고 그 사람이 살았던 집 근처를 우연히 지나처 가는데 가슴이 떨린다. 못다한 사랑은 못 만난지 오랜 세월이 흘러도 열정의 불씨는 사그라지지 않고. 그 불씨는 품은이의 가슴에 화상을 입힌다. 하지만 그 화상으로 그.. 6) 문학 공간 2013.10.02
49) 월악산. 월악산은 달의 바위산이다. 산꼭대기 바위덩어리에 달이 걸리는 산이다. 그래서 월악산(月岳山)이다. 주봉우리가 신령스러운 영봉(靈峰)으로 불리는 산은 백두산과 월악산 단 두 곳뿐이다. 사람들은 영봉에 올라가 간잘히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하지만 여자산신령이 머무는 .. 6) 문학 공간 2013.09.21
47) 잘 살고 있는걸까. 술집 문이 열리더니 어깨가 축 처진 사내가 홀로 들어와 구석 자리에 앉는다. 며칠째 비 없이 흐리기만 한 바깥 날씨는 메마른 사내의 마음 빛갈이다. 오래된 연인에게이별을 통보 받았는지도, 직장에서 ` 그만 나와도 좋다`는 말을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사내는 평소에 잘 마시지도 않던 .. 6) 문학 공간 2013.08.16
46) 미루어 놓은 말 자꾸 미루어놓게 되는 말이 있다. 하려다 말고 하려다 말고. 하도 망설이다가 감간 잊어버리기도 하다가 거듭 떠 오르는 말. 그 말을 못 꺼내서 끙끙 앓게 되는 말. 숨겨진 말. 무슨 말인지는 모르지만 그런 말이 있다. "내가 작년에 빌려준 돈 좀 갚아줄수 없겠나?" 라던지.... 이런 말처럼.. 6) 문학 공간 2013.08.11
45) 오대산.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 숲에 눈이 내렸다. 쭉쭉 뻗은 전나무 머리에 희끗희끗 눈이 쌓였다. 아름들이 몸통에 군살이 하나없이 몸은 탄탄하다. 용비늘 살갛이 얼어 터져도 떠억 버티고 서 있다. 전나무 숲은 일주문에서 부터 금강교까지 1Km 남짓 거리에 1,000 여그루의 전나무 머리가 하늘을 .. 6) 문학 공간 2013.02.25
44) 눈이 부시게 슬픈 날. 연초에 영하 10도 훨씬 아래로 수은주를 대차게 끌어내린 초절정의 강추위가 계속되고서야 비로서 내겐 그 춥고 긴. 그렇긴 해도 정겹기만 한 어린 시절의 엄동설한이 생각났다.. 외갓집 사랑채에서 잠결에 들었던 문풍지 떠는 소리. 메밀떠억- 찹싸알떠억- 꿈속인지조차 가름되지 않게 .. 6) 문학 공간 2013.01.25
43) 겨울산. 눈꽃 산행은 뭐니 뭐니 해도 태백산. 덕유산. 무등산. 한라산이 으뜸이다. 눈꽃 4대천왕 이라 할만하다. 하나같이 살집 두툼한 육산(肉山)이다. 부잣집 맏며느리처럼 후덕하다. 높되 험하지 않고 웅장하면서도 그 품이 아늑하다. 황소 잔등이나 마찬가지인 태백산. 중년 여인의 둔부같이 .. 6) 문학 공간 2013.01.17
42) 성흥산. 겨울나무는 뼈만 남아 반공중에 걸려있다. 충남 부여 성흥산(268m) 늙은 느티나무는 산마루에 홀로 묵묵히 서서 매운 칼바람에 언 살이 터지면 산 아래 금강이 시린 어깨를 감싸 안고 잔뜩 웅크린다. 저 멀리 부여 논산 일대의 낮은 산하가 파노라마처럼 펼처진다. 성흥산은 백재의 목젖이.. 6) 문학 공간 2013.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