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아름다운한국

3) 곡성 섬진강.

산 그림자 2011. 8. 18. 14:20












섬진강은 국내에서 가장 깨끗한 강으로 알려져 있다. 섬진강의 맑음은 단순히 물이 깨끗하다는 의미에 국한되지 않는다. 특히 곡성에서 하동까지 지리산 자락을 흘러내리는 구간이 가장 깨끗한데, 주변 산악지대와 들판 사이를 지나는 강물은 온갖 사연과 전설을 안고 꿈결처럼 너울댄다. 이 구간의 섬진강은 찾는 이에게 기필코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주고, 강물과 얽힌 옛 추억도 되살려 준다. 곡성의 섬진강 변에는 옛날 철길을 따라 향수어린 증기열차가 다닌다. 자전거를 반겨주는 싱그러운 흙길이 남아 있으며, 자전거도로와 예쁜 다리도 강변을 더욱 격조 있게 가꿔준다. 여기 강변길에서 자전거는 추억과 풍경 속으로 깊이깊이 스며든다.

 

 

  

강이라기보다 거대한 계곡


섬진강은 각별하다. 전국에서 제일 맑은 강이라지만 사실 강원도 내륙의 동강 같은 강보다 더 깨끗하기야 하겠는가. 그럼에도 사람들은 섬진강을 전국에서 가장 맑고 아름다운 강으로 기억한다. 그런 인상은 곡성에서 하동까지 지리산 자락을 지나는 구간에서 비롯된다. 50킬로미터 남짓한 이 구간은 섬진강 전체 길이의 4분의 1에 불과하고, 인구 밀집지역인 남원 시내와 곡성 읍내를 거쳐 온 하류여서 물이 맑을 리 없다. 그럼에도 특별한 주목을 받는 것은 국내에서 가장 거대한 산체를 가진 지리산(1,915m) 덕분이다. 곡성의 들판을 지나면 강물은 곧 지리산과 광양 백운산(1,218m) 사이의 협곡으로 접어드는데, 맑디맑은 지리산과 백운산의 계곡물이 강으로 흘러들면서 하동 쪽으로 갈수록 강물이 깨끗해지는 기이한 현상이 생긴다. 이 구간의 섬진강은 차라리 지리산의 큰 계곡이다. 곳곳에 수중 암반이 드러나 있고 수심도 얕아서 누가 보아도 강이라기보다 계곡 분위기다.

 

심청전의 무대  


맑고 아름다운 강을 따라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증기열차가 기적을 뿜으며 덜커덩덜커덩 달리고, 또 한쪽으로는 포장되지 않은 흙길이 조용히 뻗어 있다. 아름다운 풍경과 추억과 향수 가득한 여행의 재미를 한껏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강변길이다.

 

곡성은 외지인들에게는 특별한 이미지가 없는 평범한 고장 같지만, 섬진강과 증기열차 그리고 그 둘을 한데 즐길 수 있는 강변길 덕분에 자전거여행에 꼭 어울리는 곳으로 명성을 굳히고 있다.


오지리와 고달리 사이에 있는 작은 다리는 물이 적을 때는 개울 위를 지나는 징검다리처럼 정감 어리지만 물이 많을 때는 위험한 구간이 된다. 물에 잠길 수도 있다고 해서 이름부터 잠수교다.

 

여기다 [심청전]의 원류로 추정되는 관음사 원홍장 설화가 전해져 ‘심청의 고장’으로도 주목받는다. 서기 300년 백제 초기에 창건되었다는 관음사는 곡성읍 서쪽의 오산면 선세리에 있으며, 이를 토대로 곡성군은 섬진강에서 가까운 오곡면 송정리의 골짜기에 심청전을 토대로 한 심청이야기마을을 조성해 놓았다. 고달면 호곡리에서 두가리로 넘어가는 강변길에는 ‘뺑덕어멈 고개’도 있다.

 

자전거여행은 곡성의 명소를 아우른다. 읍내에 있는 섬진강기차마을에서 출발해 섬진강을 건너 고달면의 목동제 연꽃방죽에서 잠시 숨을 돌린다. 이제부터는 ‘뺑덕어멈 고개’를 넘어 증기열차 반환점인 가정역까지 계속 강변길이다. 돌아올 때는 증기열차를 이용할 수 있는 별격의 강변 코스가 기다린다.

 

코스안내
코스 전체 길이는 13km로 여유를 부리려면 2시간 이상 잡아야 한다. 도중에 비포장 구간이 있고 약간의 언덕이 있으나 미니벨로로도 충분히 통과할 수 있다.

 

1. 섬진강기차마을을 기점으로 삼는다. 역사를 나와 도로를 따라 좌회전해서 800m 정도 가면 오곡면사무소가 나오고 면사무소 맞은편 철길 아래 굴다리를 건넌다. 전라선 철도와 17번 국도를 통과하면 들판이 펼쳐지는데, 섬진강 지류인 묘천천을 지나는 이화교를 넘어 우회전해서 들길을 따라 북상한다.


2. 대신마을에서 도로와 합류해서 우회전하면 곧 섬진강 본류를 넘는 고달교가 나오고, 다리를 지나 1km 가면 고달면 소재지에 이른다. 면사무소 앞에서 우회전하면 곧 거대한 연밭을 이룬 목동제 연꽃방죽이 보인다. 연꽃이 피는 8월 말이 가장 보기 좋다.


3. 목동제에서 섬진강 강변길이 시작되는 고달 마을까지는 2km 정도. 고달 마을을 지나면 곧 강변길이 시작된다. 처음에는 시멘트 포장이 되었으나 곧 비포장 구간이 나온다. 첫 번째 다리인 두계교까지 강변길은 5km 가량 계속 된다. 두계교부터는 강 양쪽에 자전거도로가 나 있다. 가정역까지 증기열차를 타고 온 관광객들은 자전거를 빌려 타고 이곳 두계교까지 왕복하는 2.4km 코스를 즐겨 탄다. 두계교에서 가정역까지 거리는 1.3km 정도.


4. 출발지로 돌아갈 때는 증기열차를 이용하거나 왔던 길을 되돌아가면 된다. 앞서 지나온 고달 마을에서 제방을 넘어가면 작은 잠수교가 나오는데, 이 다리를 건너면 오곡면사무소가 있는 오지리로 곧장 갈 수 있어 거리를 줄일 수 있다.


5. 증기열차를 이용하려면 접이식자전거라야 하며, 일반자전거는 분해해서 가방에 포장해야 승차할 수 있다. 증기열차는 평일에는 하루 3회 주말에는 5회 운행하고, 시간표는 출발 전에 미리 확인해야 한다. 편도 25분 소요, 성인 요금 5000원. 섬진강기차마을, 061-360-8850, 061-360-8378, www.gstrain.co.kr

 

곡성읍내의 섬진강기차마을에서 섬진강변의 가정역까지 운행하는 관광용 열차. 모양은 증기열차지만 진짜 증기열차는 아니고 녹음된 기적소리를 울려 조금 우스꽝스럽다.

  

길안내
호남고속도로 곡성IC에서 나와 곡성읍 방면으로 가면 섬진강기차마을까지 10km다. 88올림픽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남원IC에서 나와 곡성 쪽 17번 국도를 타고 20km 가면 된다. 새로 지은 전라선 곡성역은 기차마을에서 1km 가량 떨어져 있어 열차편을 이용할 수도 있다.

 

주변관광지
섬진강기차마을 - 전라선이 복선전철이 되어 새 역이 생기면서 용도가 사라진 옛 곡성역 일대를 열차 테마공원으로 꾸몄다. 영화세트장과 철로자전거, 각종 열차 전시물 등 볼거리가 많다. 섬진강변을 따라 가정역을 돌아오는 증기열차도 운행한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우리 선생님], [아이스케키]와 드라마 [야인시대], [토지] 등을 촬영한 무대로도 유명하다.

 

심청이야기마을 - 가정역에서 곡성읍 쪽으로 1km 가면 왼쪽으로 심청이야기마을 입구인 갈림길이 나온다. 산비탈길을 1.5km 올라가면 해발 300m 정도의 깊은 산 속에 마치 옛날로 되돌아간 듯한 전통마을이 숨어있다. 이 마을이 심청전의 원류가 된 원홍장 설화의 무대는 아니지만 이야기 속의 심청 마을과 비슷한 쇠쟁이마을 옛터를 심청이야기마을로 새롭게 조성했다(원홍장 설화의 무대인 관음사는 오산면 선세리에 있음). 초가와 기와집이 어울린 작은 마을이 예스럽고, 곳곳에 심청전을 소재로 한 조각들이 흥미롭다. 어린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문의 : 곡성군 심청문화센터 061-363-4041. www.gstrain.co.kr

 


 



주차 : 섬진강기차마을에 무료주차장이 있다.
숙박 : 곡성읍내나 섬진강변에 숙박업소가 다수 있다. 아침 안개가 끼면 환상적인 경치를 보여주는 섬진강변의 하룻밤을 추천한다.
식사 : 섬진강변에 토속 식당이 군데군데 있지만 자전거코스가 지나는 동쪽 편에는 드물다. 
휴식 : 고달리의 목동제 연꽃방죽, 두계나루터, 두가세월교 부근이 쉼터로 좋다.
주의 : 코스에 자동차 통행은 많지 않으나 강변길은 자동차 한 대가 지날 정도로 폭이 좁고 오른쪽 강 방향은 급사면이므로 교행할 때 조심한다. 가정역에서 17번 국도를 이용해 섬진강기차마을로 돌아올 수도 있지만 도로가 좁고 차량통행이 많아 위험하다. 오지리의 잠수교는 난간이 없으므로 물이 많을 때는 조심해서 건너야 한다.

 


'4) 아름다운한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6) 해남 땅끝 산책로.  (0) 2011.08.18
5) 순천 주암호.  (0) 2011.08.18
4) 무안 영산강.  (0) 2011.08.18
2) 순천만.  (0) 2011.08.18
1) 영광 백수 해안도로.  (0) 2011.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