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문학 공간

9) 가는해 보내면서.

산 그림자 2011. 4. 21. 21:45

 

 

마지막 달력한장
그 속에는 내 모든 추억들이 얽혀 파도 치고 있습니다.
그냥 줏어담은 그런 물이 아니라서 그런지
괜히 찌잉하니 슬퍼 지기도 합니다.

뿌옇게 다가오는 형상들이 옆으로 가로 누울때 쭘
젊은 나이에 모든걸 뿌리치고 바쁘게 져 버린 이름잊은 친구눔들
공림사 타종소리에 한꺼번에 몰려와서
비좁은 내 가슴을 사정없이 밀쳐낸다.
그럴수록 추억들은 펄펄날며 춤을 춘다.

유수같이 흐르는 세월에 종이배 띄워타고
옛날로 들어가서 예쁜 내 친구 만나서는
손 주면 손잡고 손 않주면 손 않잡고 마주보고 서서
그때는 왜 말 못 했을까 되 집어도 보고

눈 오면 눈 오는데로 비 오면 비 오는데로
파도타고 춤추는 내 노래를 가슴으로 들으며
울 어무이 품속같은 꿈길로 한 걸음만 나가보면
나 어릴때 뛰놀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개구쟁이 골목대장 깜 짭짭한 그 모습이.

온 산천을 덮은 눈들
도시의 눈 보다도 시골 눈이 보기좋은 이 마지믹 달력 한장
두두둑 천둥치듯 떨어지는 시간들이
약속이나 한것처럼 섣달 그뭄 전 눈썹달을 타고 천상을 향하다가
아래서 소원 비는 소리가 들리면 흰눈 한줌 뿌려주고

떨어져 내리는 세월조각이 흰눈되어 분분이 내려오면
우리는 어릴때 마냥 좋아만 했지요
세월이 우리를 얽어 매는줄도 모르고
바람소리에 귀 때리는 밤이 하나하나 지나가면
인생같이 떨어질 달력
그래도 찬 벽에 목 메달고 새로올 한해를 쳐다보며
또 밤새워 기도 하겠지
모든 님들 달력 뜯을때 까지 건강 하시고
다가오는 새해에는 복 많이 받아 로또 복권이라도 당첨 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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