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루 이전에도 물시계는 많았다. 물시계는 유입식과 흡입식이 있는데 유입식은 물이 흘러가는 양으로 시간을 아는 것이고, 흡입식은 물이 흘러들어오는 양으로 시간을 측정하게 된다. 자격루는 이러한 흡입식과 유입식 기술이 모두 사용되었고 여기에다 자동적으로 시간을 알려주는 장치까지 더해진 것이다. 이렇게 정확한 시간이 필요했던 것은 궁궐에서 호위병들이 업무교대를 하거나 성문을 여닫는 데 필요했기 때문이다. 즉 성문을 여닫는 시간이 들쭉날쭉하면 일상생활의 혼란을 주는 것은 물론 임금에 대한 신뢰도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 또 하나 자격루 탄생의 중요한 이유는 바로 전쟁 때문이다. 전쟁할 때 여러 부대가 연합하여 작전하려면 제시간에 군대를 정확하게 이동시켜야 했다. 그래서 세종대왕 때 시계를 만들어 가장 먼저 보낸 곳이 군사적으로 위협이 상존하는 국경 변방이었다. 이와 같은 국가적 필요로 인해 정확한 시계를 만들어 활용하였으며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보다 정확한 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다.
자격루의 작동 원리
 그렇다면 자격루는 어떻게 자동으로 시간을 알렸을까? 세종실록 65권 [보루각기]편에 적힌 자격루의 원리를 살펴보면,
‘물받이 통에 물이 고이면 그 위에 떠 있는 잣대가 점점 올라가 정해진 눈금에 닿으며, 그곳에 있는 지렛대 장치를 건드려 그 끝에 있는 쇠알을 구멍 속에 굴려 넣어 준다. 이 쇠구슬은 다른 쇠알을 굴려주고 그것들이 차례로 미리 꾸며놓은 여러 공이를 건드려 종, 징, 북을 울린다.’라고 적혀있다. 자격루는 시간을 측정하는 물시계(물 항아리 부분), 물시계로 측정한 시간을 종, 북, 징소리로 바꿔주는 시보장치(종,북,징을 치는 인형 부분), 물시계와 시보장치를 연결해주는 방목(方木)이라는 신호발생장치(2개의 네모기둥/잣대)로 구성되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