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의 금관과 금동관은 현재까지 고령 지산동고분군, 합천 옥전고분군 등 대가야지역을 중심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신라에 비해 수량이 많지 않는데, 이는 가야가 관을 만들어 분배할 만큼 정치적인 성장을 이루기 전에 신라와 백제에 병합되었던 상황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가야의 관은 인접한 신라와 백제의 영향을 받아 신라나 백제의 관과 유사한 형태도 있지만, 가야의 독창성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금관으로는 호암미술관 소장품과 일본 동경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오구라(小倉) 컬렉션이 있습니다.
호암미술관 소장 금관은 고령에서 출토된 것으로 전해지며 대가야 최고의 금속공예를 보여주는 명품의 하나입니다. 굽은 옥과 달개로 장식된 비교적 넓은 띠모양의 관테(臺輪)에 4개의 세움장식(立飾)을 금실을 이용하여 일정한 간격으로 부착하였습니다. 세움장식은 가장 꼭대기가 연꽃 봉오리모양이고 자연스럽고 사실적으로 표현된 풀잎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세움장식의 경우 관테에 못으로 고정하는 것이 많은데 비해 이 금관은 실로 연결한 것이 특징입니다. 형태는 신라 관이 나뭇가지 모양과 사슴뿔모양을 하는 것과 달리 풀잎모양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세움장식을 가야 관의 특징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구라 컬렉션의 금관은 띠모양의 관테 중앙에 원형과 물방울모양의 달개로 장식된 연꽃 봉오리모양 세움장식을 배치하고, 양쪽으로 길게 뻗은 풀잎모양의 세움장식이 두 개씩 배치되어 있습니다. 신라 금관에 비해 단순한 구성이지만, 가야관의 독창성과 화려함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편 금동관으로는 아래의 고령 지산동 30호와 32호 무덤 출토품, 성주 가암동 발견품이 대표적입니다. 지산동 30호에서 출토된 금동관은 넓은 띠모양의 관테에 비해 매우 작은 세움장식 3개를 부착한 형태입니다. 연꽃 봉오리모양만으로 구성된 보다 단순한 세움장식을 하고 있습니다. 관테의 길이가 짧고 함께 출토된 두개골로 보아 어린아이를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성주 가암동 파괴고분에서 발견된 금동관은 꽃과 풀 모양 세움장식 세 개를 배치하고 세움장식과 관테에 18개의 원형 달개를 장식한 형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