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렁한 자국마다 세월흔적 밟고서서
영원으로 가는길목 턱버티고 둘러보면
언제부터 다듬었는지 석문하나 기둥하나
사이사이 골 마다 호령소리 들려온다
차마 알지못할 언어들이 밀려왔다 부서지는
발아래 성난파도 입술에는 세찬바람
어깨넘어 흐르던 윤기나던 검은 흑발
가는세월 막지못해 주름지고 홈 폐였다
끼럭데는 그 울음도 안주하는 외침속에
처음으로 되돌아간 하나뿐인 격포항
싸늘한 구름 한모더기 뭍으로 올라와서
분주하게 뛰 다니며 휘이 휘 둘러보고
시골뻐스 시간 맞춰 처진몸을 실고서는
왔던길을 가지않고 다른길로 가버렸다.
적벽강 좁은도랑 바닥위에 이는 바람
홀연히 바짝데다 따귀한데 얻어맞고
유심으로 내달리는 심심한 나절따라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바닷속을 들어간다
밀려왔다 밀려가는 날물 들물 언저리에
긴긴세월 한 세월을 죽자살자 달라붙어
곰방대를 쭉쭉빨며 시름하는 슬픈얼굴
등대가는 방파제위에 행주되어 널려있다.
이재는 가야할 시간 서둘러서 떠나야지
하얀 입김 내 밷어서 내등뒤에 떨궈놓고
복사꽃잎 보다고은 마누라 얼굴빚이
이제됐다 웃음짓자 눈가주름 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