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불봉 고개에서 가파른 길을 따라 오르면 철계단이 나온다. 삼불봉 정상으로 가는 길이다.
철계단을 오르면 기다렸다는 듯이 계룡산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삼불봉~관음봉~쌀개봉으로 이어진 주릉이 정말 닭의 벼슬처럼 불끈불끈 솟아 있다.
이 능선이 감싼 깊은 계곡에 동학사가 안겨 있다. 금잔디고개로 가려면 다시 삼불봉 고개로 돌아가야 한다.
삼불봉 고개에서 금잔디고개는 편한 길이다. 이제 더 이상 오르막길은 없다. 금잔디고개에는 수도꼭지가 달린 샘이 있다.
여기서 물 한 바가지 먹고 나면 속이 후련해진다. 피로가 싹 가시는 느낌이다.
금잔디는 없고 헬기장과 벤치가 있는 금잔디고개에서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고개로 올라서는 가파른 지대를 지나고 나면 길이 한결 수월해진다. 그렇게 1시간쯤 내려가면 갑사다.
동학사와 더불어 계룡산에 깃든 절 가운데 첫손에 꼽는 절이다. 갑사는 본 절보다 계곡 건너에 있는
대적전을 따라 내려오는 게 호젓하고 볼 것도 많다.
대적전 마당에는 고졸한 모습의 부도(보물 257호)와 백일홍이 서 있다.
본래 갑사는 이곳에 터를 잡았다. 그러나 몇 번의 전란을 겪으며 본당이 개울 건너로 옮겨 갔다.
대적전을 지나면 인적이 뚝 끊긴다. 말 그대로 절간처럼 고요하다.
오솔길은 계단으로 이어진다. 계단 좌우에는 대숲이 우거졌다. 그 아래 너른 잔디밭 가운데 철당간(보물 256호)이 우뚝 서 있다.
철당간을 지나도 길은 여전히 고요하고 호젓하다.
이 길은 두 개의 계곡이 만나는 곳에서 다시 개울을 건너가 갑사 가는 길과 합류한다.
갑사를 빠져나오는 길도 울창한 활엽수 고목이 있어 행복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