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섬마을도 여느 시골 마을처럼 젊은이들의 모습을 보기 힘들다. 올해 일흔인 박회장이 마을에서 네 번째로 젊다. 그래서 마을에는 일 할 사람이 없다. 강 건너에 포도밭이나 고추밭을 소일꺼리로 하기는 하지만 크게 농사를 짓는 사람은 없다. 마을일을 공동으로 하기도 쉽지 않다. 그저 자기 집 손질이라도 잘 되면 다행이다. 하지만 방학이나 명절이 되면 얘기가 다르다. 평소 4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마을에 손자, 손녀들이 들어온다. 박회장은 "지난여름에는 한 200명쯤 되더라고요. 여기 주민들에 아들, 딸이 놀러오면서 아이들도 같이 오니 동네가 북적북적 했어요"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관광객들도 늘어났다. 주로 알음알음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또 안동 하회마을, 경주 양동마을 같은 전통 마을이 유명세를 타면서 무섬마을도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해마다 10월에 진행하는 '외나무다리 축제'에도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 무섬마을에서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과정을 외나무다리와 함께 보여준다.
무섬마을 사람들은 예로부터 공부를 많이 했다. 90세가 넘은 노인들 가운데에도 대학을 나온 사람들이 있다 하니 학구열이 대단했던 모양이다. 이 마을 사람들은 주로 관직보다는 학계에 많다고 한다. 50여 채의 집이 있는 작은 마을에서 현직 대학교수가 16명이라고 한다. 시인 조지훈의 처가도 이곳이다. 마을을 안내해 준 박종우 회장도 35년간 교직에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