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비해 동양에서는 모든 가치의 중심이 인간 내면에 있습니다.
우리의 성품이 부처의 성품(佛性)이고 하늘의 성품(天性)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늘보다는 땅에 가까이 가는 걸 선호했습니다. 그런 까닭에 한국의 종교 건축은 높이 세우기보다는 땅에 가깝게 지었습니다.
한국의 절 건물 가운데에는 교회처럼 뾰족한 것이 없지요? 춤도 마찬가지입니다.
발레는 하늘로 더 가까이 가기 위해 점프를 많이 합니다.
한국 춤에서도 점프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하늘로 비약하기 위함이 아니라 착지하면서 땅에 더 가까이 가려는 시도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회전을 할 때에도 발레처럼 발끝으로 도는 게 아니라 뒤꿈치로 돈답니다.
동양 사상에서는 ‘반대’라는 개념을 ‘다른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움직임과 정지가 반드시 반대되는 것이 아니라 음양처럼 조화한다고 보는 그것입니다.
그래서 한국 춤에는 정중동(靜中動) 사상이 있는데 이것은 정지 속에 움직임이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한국 춤에서는 정지한 듯이 가만히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결코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이미 움직임이 있습니다.
반면 발레는 외향적으로 항상 움직임이 많습니다. 그래서 정지가 거의 없습니다.
그것은 아마 정지를 움직임의 반대 개념으로 생각하기 때문일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