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문학 공간

27) 사량도

산 그림자 2011. 4. 23. 07:50

 

 

사량도 너 라는 눔을

밤 새우며 흘러갔던 그 시간이 흐지부지 꾸겨진 인상을 펴기도 전에
허기진 삶을 들러메고 떠나는 산행길이  설래는건 꼭 얘들같아
어디서 부터 시작 되었는지

보이지 않는 푸념들이 내 안에서 설쳐된다.

뱃전을 때리던

나즈막한 파도위로 미끄러지는 느낌없던 바람도
뒤로 보이는 삼천포 항구도 멋지게 그려 놓은 창선대교도
가까워지는 사량도 그늘에 희미하게 멀어져 가고.

달궈진 바위를 네 몸둥이로 얹고 사는

나즈막한 모양새를 바다에다 그림자로 드리우고
오는이들 하나도 내 밀지 않고 받으면서
융기된 태초의 모습 그대로

오늘도 뜨거운 볕을 받으며 몸을 달구고 있구먼.

먹어치운 물방울들이 지 몸하나 지키려고

무던히도 애쓰다가
지난밤에는  밤 새도록 들어오지 않더니

옥녀봉 밑에 와서는 잠으로 달려든다.
잠간 앉은 자세로 깜박 다른세계를 댕겨왔다

 
힘들게 내려오면서 자락 자락에 떨궈놓은

힘겹고 흐려진 기억들을
언제  다시 찿아가 둘둘 말아 들고 올수 있을까